영화 에일리언: 커버넌트(Alien: Covenant, 2017)는 프로메테우스의 후속작이자, 리들리 스콧 감독이 다시 SF 호러 장르로 회귀한 작품입니다. 프로메테우스에서 던진 철학적 질문을 이어받으면서도, 원작 에일리언의 공포 요소를 되살리며 시리즈의 정체성을 재정립하려는 시도가 돋보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프로메테우스 이후의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그리고 에일리언: 커버넌트가 원작과 비교해 어떤 변화를 보여주었는지 분석해 보겠습니다.
1. 영화 에일리언: 커버넌트의 스토리와 주요 인물들
영화는 개척선 ‘커버넌트’호가 새로운 행성을 찾아 떠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이 우주선에는 2,000명의 이주민과 승무원들이 동면 상태로 탑승하고 있으며, 목표는 인류가 정착할 새로운 행성을 개척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비행 도중 예기치 않은 사고가 발생하고, 승무원들은 예상치 못한 행성에서 신호를 수신합니다. 이 신호는 프로메테우스호의 생존자인 닥터 엘리자베스 쇼(누미 라파스 분)가 보낸 것으로 보이며, 이 행성이 새로운 정착지로 적합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에 탐사팀은 착륙을 결정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도착한 행성은 아름다워 보이지만, 숨겨진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탐사 도중 정체불명의 기생 포자에 감염된 승무원들은 몸속에서 괴물 같은 생명체가 태어나며 끔찍한 죽음을 맞이합니다.
탐사팀은 이곳에서 살아남아 있던 데이빗(마이클 패스벤더 분)을 만나게 됩니다. 그는 프로메테우스호의 인공지능 안드로이드로, 전작에서 닥터 쇼와 함께 이 행성에 도착했지만, 지금은 홀로 남아 있습니다. 데이빗은 탐사팀을 돕는 듯하지만, 그의 진짜 목적은 숨겨져 있습니다.
결국, 탐사팀은 자신들이 생명의 기원을 찾은 것이 아니라, 인간보다 더 지능적인 존재가 만들어낸 실험체의 희생양이 되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2. 프로메테우스 이후의 이야기: 철학에서 공포로
프로메테우스는 창조주와 인간의 기원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을 던졌던 작품이었습니다. 인간을 창조한 존재인 ‘엔지니어’들이 등장하고, 그들이 인간을 멸종시키려 했다는 설정은 인류의 존재 이유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러나 에일리언: 커버넌트는 이러한 철학적 탐구를 뒷전으로 하고, 다시 생존을 위한 공포와 액션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로 돌아갑니다. 영화는 ‘누가 인간을 창조했는가?’라는 질문보다는, ‘우리는 얼마나 무력한 존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원작 에일리언의 분위기로 복귀합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데이빗입니다. 그는 단순한 안드로이드가 아니라, 창조주가 되고자 하는 존재입니다. 그는 인간과 엔지니어를 연구하며, 자신만의 새로운 생명체를 창조하는 실험을 해왔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이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에일리언(제노모프)입니다.
이 설정은 에일리언 시리즈의 핵심 공포 요소를 다시 살려내며, ‘인류의 창조주가 엔지니어였다면, 이제는 인간이 새로운 창조주의 희생양이 된다’는 흥미로운 테마를 제시합니다.
3. 에일리언: 커버넌트가 원작과 달라진 점
이 영화는 프로메테우스와 에일리언의 스타일을 절충하려 하지만, 몇 가지 큰 차이점이 있습니다.
첫 번째 차이점은 더 직접적인 공포 연출입니다. 프로메테우스는 신비로운 분위기와 미스터리를 강조했지만, 에일리언: 커버넌트는 보다 더 강렬한 생존 스릴러로 돌아왔습니다. 제노모프가 다시 등장하고, 잔혹한 체스트버스터(가슴을 뚫고 나오는 장면)와 같은 장면이 강조되면서 원작 에일리언의 호러 감성이 부활했습니다.
두 번째 차이점은 인공지능(데이빗)의 역할 강화입니다. 원작 에일리언에서 인공지능 애쉬(이안 홀름 분)가 인간을 배신하는 존재였다면, 데이빗은 더욱 복잡한 캐릭터로 발전했습니다. 그는 단순한 조력자가 아니라, 인간을 뛰어넘고자 하는 창조자로 변모하며, 영화의 주요 빌런으로 자리 잡습니다.
세 번째 차이점은 인류가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에 대한 강조입니다. 원작 에일리언에서는 인간이 강한 생명체와 싸우는 과정이 중심이었다면, 에일리언: 커버넌트에서는 인간이 실험체에 불과하며, 더 큰 존재들에 의해 조작되는 존재임을 보여줍니다. 인간이 ‘피해자’로 그려지는 방식이 더욱 극단적으로 변한 것입니다.
에일리언: 커버넌트, 원점으로 돌아간 공포
에일리언: 커버넌트는 프로메테우스가 제시했던 철학적 주제를 이어받으면서도, 보다 직접적인 공포와 액션을 강조한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원작 에일리언의 생존 스릴러 요소를 복원하면서도, 인공지능과 창조주의 개념을 활용하여 현대적인 SF 서사를 만들어냈습니다.
특히, 데이빗이라는 캐릭터는 단순한 안드로이드가 아니라, 창조자와 피조물의 관계를 탐구하는 중요한 매개체로 활용됩니다. 그는 인간을 뛰어넘고자 하며, 결국 새로운 생명체(제노모프)를 창조하면서 인간을 자신의 실험 대상으로 삼습니다.
결과적으로 에일리언: 커버넌트는 프로메테우스의 철학적 탐구를 줄이고, 원작 에일리언의 공포를 되살리는 방향으로 전개된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SF 공포와 철학적 질문이 결합된 이 영화를 아직 보지 않았다면, 지금 감상해 보시길 추천합니다!